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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조형근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24-06-27 조회수 89,285- 수험생
-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재학 조형근
- 후기 내용
- 안녕하세요. 제79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조형근입니다. 학교로 통학할 때 저는 서울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합니다. 그때마다 항상 KBS 한국어 퀴즈가 저를 반겨주었는데요. 등굣길의 심심함을 재밌게 달래주면서도, ‘어떻게 한국인이 이렇게 국어를 모를 수 있지?’하며 매번 놀라고 한탄했던 적이 많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번 KBS한국어능력시험에서 최고 득점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고 정말 감사한 기적인 것 같습니다. 이번 시험은 KBS한국어능력시험을 향한 제 세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첫 시험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답안지 미기입 마무리하지 못했고, 두 번째 시험에서는 백분위 0.03% 차이로 목표 등급을 받지 못해 매우 좌절했었는데요. 많이 부족하지만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가 ‘삼수’의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는 어휘와 어법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가장 변별력이 높은 영역이면서, 사실상 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문법 영역이 많이 생소해서 시중의 두꺼운 한국어 교재를 구매해 어휘와 어법 내용을 새로 익히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처음에 교재를 한 번 쭉 읽고 어느 정도 다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지식들이 상당 부분 휘발되었고 은근히 오개념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최대한 막기 위해 어휘는 핸드폰 단어 퀴즈 앱을 활용해 달달 외웠고, 어법은 한국어 관련 무료 인터넷 강의를 반복해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식들을 평소에 끊임없이 확인 및 활용하며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려고 했던 습관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해 영역은 제가 가장 약한 영역입니다.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기도 하고, 글을 읽을 때 꼼꼼히 독특한 방식대로 글을 해석하는 버릇이 저를 매번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풀 때 최대한 보편적인 사고를 하려고 계속 노력했는데요. 그래도 평소에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태도를 멈추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써 생각을 표현하는 쓰기와 말말말하는 생각을 요하는 창안에서는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이유는 시간 분배 훈련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유사한 문항들이 꽤 많이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풀어볼 시간이 부족하시다면 문법과 국어문화 영역뿐이라도 시간을 재고 풀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이보다 국어와 친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목표 점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 과정 자체가 정말 뜻깊은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까지 덤으로 얻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 덕분에 한국어 교양도 쌓고, 다양한 비문학 및 문학 지문들을 읽으며 위로와 재미를 듬뿍 얻어 가는 것 같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우리의 언어를 더 알아 간다는 소소한 즐거움과 뿌듯함이 도전의 원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응시자 여러분도 도전하시는 과정 속에서 평안함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