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19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0-09-02 조회수 2,549 - 수험생
- 하주희
- 후기 내용
- KBS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기쁩니다. 비록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어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해서 한국어 능력시험 준비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한국어 ‘시험’을 위한 준비
한국어 시험도 분명 ‘시험’입니다. 토익이나 토플 등의 시험을 준비하며 영어실력만이 아닌 시험의 ‘기술’들을 연마하듯, 한국어 시험에도 한국어 실력 외적인 요소가 분명 필요합니다.
KBS 한국어능력시험 기출문제로 먼저 문제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듣기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의 시간분배를 어떻게 할지 한 번 정도 고민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영역별로 평균 소요 시간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시간 조절을 해나가는 연습을 몇 번 한다면 실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실력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은 ‘문법’과 ‘단어’, ‘국어문화’ 부분이라고 판단됩니다. ‘문법’을 위해서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한국어총칙을 출력해 기본으로 두고, 여기에 《재정국어》 등 흔히들 많이 보시는 공무원 수험서의 문법 부분만 봤습니다. 가끔 시중 교재들이 표준어 표기 등에서 잘못된 내용을 기재해 놓기도 한다고 들어서 미심쩍은 것은 반드시 사전을 찾아 확인을 했습니다.
‘단어’는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군, 즉 담위, 고유어, 한자어(‘임대’와 ‘임차’ 등 한자만 보면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단어)를 한번 정리해서 기억해두면 효과적일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뉴스와 신문, 혹은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접하면서 처음 접하는 단어는 수첩에 적어두었다가 반드시 사전으로 뜻을 찾아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 ‘한국어’를 위한 준비
‘읽기’ 등 독해와 내용 파악 능력이 연관되어 있는 영역은 단기적으로 대비하기 힘들 것입니다. KBS 한국어능력시험은 문제은행 형식으로 출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출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이번 회에 나온 상당수의 지문들이 저는 처음 보는 글이었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독해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소설, 수필, 논문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꾸준히 접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시험을 봤는데 틀린 부분들은 이미 ‘장기적인’ 여유를 가질 수 없는 분들이 있을 것이므로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오랫동안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글을 읽고 각 단락을 한 문장 혹은 두 문장으로 요약해보곤 했습니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어떤 방대한 길이의 책이라도 요약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후 생긴 습관입니다. 각 단락을 요약한 문장을 이어서 읽어보면 제대로 요약했는지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고, 글의 논리 구조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냥 글을 읽는 것보다는 분명 더 빠른 시간에 독해와 내용 파악 능력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인터넷 게시판이나 사적인 글을 쓸 때도, 친구에게 이메일을 쓸 때도 항상 비문은 없는지, 맞춤법 오류는 없는지 확인해보곤 합니다. 한국어 ‘시험’ 준비만이 아닌, 평소에 국어를 대하는 습관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3. 시험을 넘어서
한국어 능력시험의 성적이 발표되면 '분명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성적이 안 좋다', 혹은 '시험 성적이 들쭉날쭉하다'는 말들이 들려옵니다. 이것은 우리들이 '평생' 써온 '한국어', 더군다나 평상시에 항상 하고 있는 '말하고 읽고 이해하기'를 평가하는 시험인 것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비교적 얼마 안 걸렸다고 판단되면 '잘 봤다'고 생각하는 게 이닐지요. (제 주변의 몇몇 분들과 대화를 나눠본 후 든 생각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빨리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적어도 최소한의 범위까지는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은 후 요약하거나 감상을 써보거나, 혹은 나아가서 주변 사람들과 토론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같은 텍스트를 두고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가는 논의가 넘쳐나는 시대에, 최소한의 공감, 최소한의 이해라도 공유해나가는 것, KBS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성적표와 함께 얻을 수 있는 값진 보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