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73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이지원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23-06-29 조회수 57,581 - 수험생
-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 재학 이지원
- 후기 내용
- 안녕하세요, 제73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이지원입니다.
저보다 훌륭하신 응시자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 운이 좋아 최고득점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선, 기적을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또한, 믿고 응원해 준 여 자친구와 가족과 친구들, 특히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제72회 최고득점자 상효에게 고맙 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 KBS한국어능력시험 공부를 시작할 때, 압도적 분량의 기본서를 보면서 두려움과 막막함만 가득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의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실 수험생분들께 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어휘, 어법 영역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기도 하여, 시험 이틀 전까지는 기본서의 어휘와 어법 영역을 세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그리 고 시험 전날 오전까지는 국어문화 영역의 현대문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했고, 오후에는 기출문제를 2회분 풀어보았습니다.
어휘 영역의 경우, 그 많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어와 예문을 차례로 읽으면서 단어의 '느낌'을 기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바장이다'라는 고유어의 뜻은 '부질없이 짧은 거리를 오락가락 거닐다'입니다. 저는 이 단어를 읽으며 초가집 앞 흙길에서 한 선비가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상상했고, 손가락으로는 걸어 다니는 모습을 흉내 냈습니다. 실제로, 어휘영역에서 '바장이다'가 출제되었고, 이 느낌으로 맞힐 수 있었습니다. 한자어와 한자성어의 경우, 제가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한자를 외우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한자 성어는 인터넷에 검색하여 한자성어의 어원을 읽어보며 공부했습니다.
어법 영역의 규정들은 말 그대로 규정'일 뿐, 그 뜻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법 규정을 저만의 말로 재해석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발음 시
'ㄹ' 앞에 자음이 오면 그 자음을 바꿔 발음하거나 ''을 'ㄴ'으로 바꾸어 읽습니다. 그러나 이 자음들을 모두 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해서 저만의 일반화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2'은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자음들을 모두 ''로 바꿔서 발음해 봅니다.
만약 이 발음이 어색하면, 'ㄹ'을 'ㄴ'으로 바꿔서 발음한다고 저만의 규칙을 만들었 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런 방식으로 공부했다는 것이지, 이것이 옳다고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냥 어떤 식으로 공부했는지 만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국어문화의 국문학 영역은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영역 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화기 이후의 현대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작품을 읽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서에 나온 작가와 작품 이름으로 말을 만들어서 엮어서 외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출문제를 풀며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듣기 영역은 집중이 생명 이라 생각합니다. 듣기 문제를 풀며 다른 영역 문제를 동시에 풀기보다는, 다음 듣기 문제와 보기를 미리 읽어두면 문제 풀기가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읽기 영역은 지문을 읽기 전, 첫 번째 문제에서 묻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고 지문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지문을 읽을 때보다 지문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백 명의 사람들에겐 백 가지의 특별한 접근법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시험에는 읽기 지문으로 조수경 작가의 단편소설 <유리>가 출제되었습니다.
유리>를 읽으며 시험장에서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말은 울림과 감동이 있는 아름다운 언어입니다. 잊고 있던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수험생 여러분들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 되셨으면 합니다.
부족한 후기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