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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74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김혜원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23-08-31 조회수 61,911
수험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김혜원
후기 내용
안녕하세요. 제74회 KBS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김혜원입니다. 시험을 준비할 때 최고득점자분들이 어떻게 공부하셨을지 궁금해서 후기를 찾아봤었는 데, 제가 그 후기를 쓰게 되니 얼떨떨하네요. 이 후기가 응시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시험을 준비하기 전 가장 먼저 했던 것은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입니다. 기초도 공 부하지 않고 기출문제를 푸는 건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기출문제를 가장 먼저 풀면 취약한 영역이 어디인지 찾을 수 있고, 그것을 중점으로 시험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상태를 진단해서 공부 방향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제가 세운 영역별 전략입니다. 듣기 영역은, 항상 메모를 하면서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발화자가 두 명이면 시험지 빈 곳에 두 사람을 그려놓고 각자 하는 말의 키워드를 적었습니다. 답을 고르고 시간이 남으면 다음 문제의 보기를 읽으며 내용을 예상했습니다. 보기를 미리 읽어두면 관련이 있는 말을 듣는 즉시 오답 선지를 지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음 문제를 미리 읽고도 시간이 남으면 어휘 문제를 풀 때도 있었지만, 듣기 영역을 풀 때는 듣기에 집중하는 것이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휘 영역은, 생전 처음 듣는 어휘를 다 외우기보다는 평소에 들어는 봤지만 정확한 뜻은 몰랐던 단어를 익히려 했습니다. 예를 들어 '바야흐로'는 '이제 한창. 또는 지금 바로 라는 뜻인데, '바야흐로'를 듣고 그 정확한 뜻을 바로 떠올릴 수 없다면 모르는 단어로 분류하고 뜻을 검색해 익혔습니다. 어법 영역에서 음운 변동의 경우 조항을 전부 외우기보다는 각 조항의 예시를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음운 변동의 조건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형태로 갖고 있 지 않을 뿐,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규정에 맞게 단어를 발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구 개화의 조건을 외우는 것보다, '끝이'가 [끄치]로 발음되는 사례가 구개음화라는 걸 외우는 게 편합니다. 그러면 그 예시에서 구개음화의 조건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끝은'은 [끄튼]으로 발음되지만 '끝이'는 [끄치]로 발음된다는 것을 하나 더 기억해두면 더 좋겠죠. 또 생활 속에서 예시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로마자 표기법이 헷갈려서, 먼저 원칙을 외운 다음 지하철을 타고 어디를 다닐 때마다 역 이름에 로마자 표기법을 적용해 봤습니다. 다음 역 이름을 로마자 표기법에 맞게 적어보고, 그 역에 정차했을 때 답을 맞춰봤습니다. 읽기 영역에서는, 긴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문제를 풀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기 십상이므로 우선 전체 지문을 임의로 두세 단락으로 나눴습니다. 첫 번째 단락을 읽고 문제를 보면서 지울 수 있는 보기를 지우고, 다시 두 번째 단락을 읽고 보기를 지우는 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또 지문에 메모를 하면서 읽었습니다. 예를 들어 두 명의 학자가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지문이라면 한 명과 관련된 키워드는 동그라미, 다른 사람과 관련된 키워드는 세모를 쳐 가며 읽었습니다. 이러면 내용을 머릿속에 구조화하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생전 처음 보 는 주제의 지문이 나오더라도 차근차근 읽으면 문제를 풀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니, 낯선 주제라고 긴장하지 말자고 스스로 되뇌었습니다. 국어문화 영역에서는, 인터넷에 정리된 자료를 읽으며 주요 작가와 작품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공부했습니다. 작가의 한 작품을 알고 있다면 그 작품에서 작가의 경향, 주제 의식 등을 가지 쳐서 외우는 게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각자 KBS한국어능력시험을 보시는 목적이 있으실 텐데요, 어떤 이유든 이 시험이 평소에 쓰는 말을 되짚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남이 쓰는 말을 의식 없이 빌리지 않고, 내 마음을 정확히 전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풍성하고 풍부한 언어로 세상의 것들을 표현해보고, 주변 사람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도 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