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16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성지영, 이현일)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09-10-26 조회수 2,429 - 수험생
- 성지영(여, 20)
- 후기 내용
- 사실 이번 KBS한국어능력시험은 제가 처음 응시한 시험이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첫 시험에서 905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게 되니 기쁜 한편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저는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입니다. 현재는 휴학 중이지만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2학년 학생입니다. 아르바이트와 여행으로 휴학생활을 채우고 있던 터라, 시험을 앞두고 이렇다 할 준비를 하지도 못했습니다. 여러 번 시험에 응시하셔서 노하우를 터득하신 많은 분들께 저의 후기가 뻔한 후기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저의 평소 생활 가운데 이번 시험에 도움이 되었을 만한 습관이 있다면 자주 메모를 하는 것입니다. 저의 독서량은 한 달에 서너 권으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며 읽는 책 또한 평범합니다. 그 대신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나 어휘를 보면 반드시 적어둡니다. 한 번 읽었던 문장을 반복해서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문법이나 어휘에 관해서는 평소에 항상 관심을 갖고 생활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말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은 늘 즐겨보고, 다큐멘터리 속의 내레이션은 내용뿐만 아니라 어투까지도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또 글을 많이 써보려고 노력했는데요, 우리말의 말하기·듣기·읽기·쓰기 가운데 쓰기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정제한 말을 문자로 적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어렵기는 하지만, 국어 공부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점에 가면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작문 관련 지침서가 있는데요, 어떤 것을 읽어도 글을 쓰고 읽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1학년 때 필수 교양 수업으로 1년 간 들었던 작문 수업에서 배운 문법이나 요령이 큰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합니다.
추가 접수로 뒤늦게 시험 신청을 한 터라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습니다. 기출 문제는 서점에서 교재를 훑어보고, 사이트에 올라온 8회의 듣기 문제를 한 번 들어본 정도였습니다. 문제의 유형을 보니 수능시험의 언어영역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차라리 짧은 기간 동안 언어영역 모의고사를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최근의 언어영역 모의고사는 50문제로 KBS한국어능력시험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것도 그리 많은 양을 풀어본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능력시험의 많은 영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문제 푸는 요령이나 감각을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풀었습니다.
사실 시험 전의 철저한 준비보다도 당일 시험장에서의 사소한 실수가 점수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시험장 안에서 척 봐도 저는 가장 어린 축에 속했고,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시험에 임해서인지 그리 긴장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 문제를 풀고 나니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었는데, 미리 답안지 표시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서 마지막 확인까지 하고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고사장의 다른 분들 가운데에는 시험 종료 직전까지도 표시를 마치지 못해 쩔쩔 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모든 시험이 그러하듯 사전의 어떤 준비보다도 시험시간 동안의 시간 안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뻔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서 쑥스럽네요. 시험을 보면서 느낀 것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치러 볼 만한 유익한 시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우리말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고요. 점수에 상관없이 우리말을 공부하고 시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알아가는 것은 우리말을 쓰는 사람으로서 뜻 깊은 경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