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53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최수영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9-03-08 조회수 4,843 - 수험생
- 최수영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졸)
- 후기 내용
- 친구들과 장난스레 'KLT에 이름 석자 정돈 남기자'고 말했는데, 정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무엇보다 시험장에서 부족함을 여실히 느꼈기에 후기를 쓰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큽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의 후기에서 제가 도움을 받았듯,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 기출문제 풀이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열흘 남짓 있었습니다. 게다가 암기력이 약해 방금 읽은 단어도 뒤돌면 잊어버리곤 했습니다. 기본서를 모두 훑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제게 맞는 방법을 찾아 '선택과 집중' 하기로 했습니다. 기출문제를 많이, 꼼꼼히 푸는 것을 목표로 어휘•어법과 국어 문화 총 15회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오답을 정리하면서 헷갈리거나 중요하다 싶은 부분은 기본서를 참고했습니다.
어휘•어법 기출을 반복적으로 풀다 보면 출제 유형에 대한 감이 생깁니다. 출제자가 어디에 함정을 심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 함정 비교를 통해 정확한 답을 모르더라도 한두 개의 오답을 소거할 수 있습니다. 또 국어 문화의 경우 몇 해 걸러 같은 보기가 나오기도 하므로 눈에 익혀두면 든든합니다.
다만 오래된 기출문제를 풀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출제 당시와 현재 한국 어문 규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묵은지'(37회 기출)는 원래 방언이었지만 2015년에 표준어로 등재됐습니다. 따라서 해설지만 보기보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등을 적극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우리말365'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답 정리
개인차가 있겠지만 오답을 '손으로' 쓴 게 굉장히 도움이 됐습니다. 원래는 타이핑했는데, 특히 한자어를 공부할 때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자의 모양만 비슷하면 자꾸 뜻을 넘겨짚는다는 것입니다. 손으로 직접 부수를 쓰면 글자와 의미를 연결할 수 있어 이런 실수가 줄어듭니다.
들리는 유형을 파악한 다음 한 일은 '들린 문제 소문내기'였습니다.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친구들과 '심문'과' 신문'의 차이에 대해 한껏 떠들고 나면 그 단어는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정리한 오답을 시험 시작 전에 계속해서 읽었습니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계신다면 본인에게 맞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국문학을 배웠지만 문학 전공생이라 어휘•어법에 영 자신이 없습니다. 또 방언 화자라 국어 문화에서 방언과 표준어 구분이 어렵습니다.(전부 표준어 같거든요.) 그래서 위 내용을 더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모국어라 쉽게 여겨지지만, 한국어는 공부할수록 어려운 언어입니다. 아마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는 분 대부분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익힌 것을 10분 후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능력시험 준비는 그저 '자격증 공부'가 아니라 일상 언어생활을 점검하는 기회였습니다.
앞으로도 모국어를 바르고 아름답게 갈고 닦을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