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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42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이슬기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6-06-02 조회수 3,603
수험생
이슬기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
후기 내용
지난 일요일에 시험을 보고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은 이렇게 최고득점자 후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 정말 얼떨떨합니다. 대부분의 최고득점자 후기에 "얼떨떨하다" 라는 표현이 쓰여 있어서 식상하게 들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고등학생 때 KBS한국어능력시험을 보았을 당시 문법영역 백분위가 15%였고, 표현영역 백분위도 5%로 매우 낮았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얼떨떨한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놀라운 결과에 비해 저의 공부 방법은 소박하여서, 후기를 쓰는 것에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다른 분들만큼 철저한 시험 준비 방법을 알려드릴 수는 없겠지만 제가 열흘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직접 경험한 현실적인 공부 방법을 간추려 적어보겠습니다. 시험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서점에 가서 시험유형과 기출 어휘, 어법이 정리되어있는 교재를 한 권 샀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한 형식으로 되어있는 책을 골랐습니다. 그 책으로 열흘간 공부하며 시험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를 익혔습니다. 듣기, 읽기 등 유형만 알아도 되는 부분은 빠르게 넘어가 시간을 아꼈지만, 기출 어휘와 어법이 정리되어있는 부분은 꼼꼼히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공부를 했습니다. 특히 표준어 규정이나 외래어 표기법 등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시험에 처음 보는 예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규정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이틀 남았을 때 실전연습을 해보기 위해 KBS한국어진흥원이 직접 저술한 기출문제집 두 권을 구매했습 니다. 두 회 정도 풀어보니 제가 어법, 어휘 부분과 국어문화 부분에서 유독 많이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촉박한 시간동안 모든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부족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저는 남은 기출문제에 서 어휘, 어법, 국어문화 문제만 찾아서 풀고 오답을 정리했습니다. 맞은 문제도 해설을 읽으면서 복습을 했고 정답이 아닌 선택지에 대한 해설도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해설집을 보면 각 문제의 정답률이 나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여 공부하는 방법이 상당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일단 정답률이 높은 문제를 틀리는 것은 기본적인 내용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답률이 높은 문제를 들리면 그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모두 숙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정답률이 낮은 문제를 맞았을 때에는 너그럽게 제 자신을 칭찬함으로써 공부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내내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알아가는 즐거움' 이었습니다. 대부분 응시자분들의 목표가 한국어를 바로 아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따서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읽고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면 외운 내용이 금세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리기 일쑤입니다. 모르던 것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그것을 신기해하고, 일상생활에 적용시켜보는 것이 한국어 공부의 왕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부를 하면서 모르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주변사람들에게 쫑알쫑알 알려주었습니다. "얘들아! '사단이 났다' 라는 말은 들린 거래! 사달이 났다' 라고 써야한대! 신기하지?" 하고 친구들한테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사자성어를 공부하다말고 부모님 방에 찾아가 엄마, 아빠. 저는 동온하정(冬溫夏情)하고 혼정신성(昏定晨省)하는 효녀입니다." 하며 부모님을 귀찮게 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이렇게 공부 자체를 즐겼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공부 방법의 전부입니다. 사실은 문법과 국어문화에 집중한 탓에 원래 자신이 있었던 읽기와 듣기가 어렵게 느껴져서 시험 당일에 크게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문법, 국어문화 부분에도 모르는 것이 여전히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공부방법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제가 최고득점자가 된 데에는 그날따라 좋았던 운, 제가 자라온 환경, 평소 글을 즐겨 읽는 습관 같은 개인적인 특성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저의 공부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후기를 쓴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인 공부 과정을 알고 싶어 하실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방법과 다른 최고득 점자분들의 방법을 참고하면 공부계획을 짜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통해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점수를 올리기 어려운 영역도 있지만, 열심히 하면 점수가 오르는 영역도 분명히 있습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파악하고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따라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한국어와 더욱 친해져있을 것입니다. 시험을 보기 전에 지레 안 될 것이라 생각하여 목표를 낮게 잡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어는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재밌기도 합니다. 겁먹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시면 여러분들도 얼떨떨할 정도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