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32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김지영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3-10-31 조회수 2,304 - 수험생
- 김지영-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
- 후기 내용
-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32회 KBS한국어능력시험의 최고득점자라는 전화를 받고, 저는 뜻밖의 소식에 잠시 멍해 있었습니다. 짧은 공부기간이었고, 처음 치른 시험이었지만 제가 해온 방법들이 부족하나마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깁니다.
우선 저는 국어가 아닌 서양어를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수필, 소설, 교과서 등 장르를 불문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더 많이 읽고 싶은 마음에 자연스럽게 속독을 체득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책을 많이 읽다보면 긴 글을 읽어도 그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보다 뚜렷하게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빠르고 정확히 책을 읽는 습관은 제가 시험에서 긴 지문을 만났을 때 덜 긴장하도록 도와주었고, 이는 시험시간 절약과 마인드컨트롤에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긴 글을 많이 읽기'는 벼락치기보다는 평소 본인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습관화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맞춤법과 표준어 등에 관해서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제 책상에는 크고 두꺼운 국어사전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식사 중에 혹은 평소에 대화를 하다보면 갑자기 단어나 표기법이 확실치 않아 헷갈릴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책상의 사전을 꺼내 찾아보곤 하십니다. '나중에 찾아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바로 사전을 찾아 확인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라서 그런지 저도 궁금한 단어가 생기면 그때그때 확인하고 넘어가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손으로 찾아본 단어는 단순히 책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또한 저는 각종 퀴즈프로그램들을 즐겨 보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우리말 겨루기'라는 프로그램을 참 좋아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법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소한 순우리말도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정말 한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처음 보는 단어들도 알려주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라면 퀴즈를 통해 확인하는 재미도 있어서 평소에 국어를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을 가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언어소양을 기르는 것 말고 '시험'을 위해 제가 준비했던 것은 다른 분들과 비슷할 것입니다. 우선 형설출판사의 기출문제집을 통해 어느 정도의 난이도인지, 어느 범위까지 공부해야 하는지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공무원시험용 국어교재를 통해 어법과 단어, 기본적인 한자들을 공부했습니다. 제가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했던 어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하루에 1~2회씩은 전체 문제를 시간을 재면서 풀었습니다. 또한 듣기영역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문제풀이를 했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된 내용을 듣는 것에 무슨 공부가 필요하겠나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듣는 것' 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고, 한 지문 당 두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경우 보기를 빨리 읽으며 따라가지 않으면 자칫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듣기와 마찬가지로 감을 잃지 않고 긴장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에 기출문제의 듣기영역을 꾸준히 듣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영어를 공부함에 있어서는 당연한 듯 열심히 해왔지만 정작 모국어인 한국어에 대해서는 그동안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한 달 남짓한 짧은 공부기간이었지만 한국어에 대한 이해와 애정, 그리고 관심을 한층 더 깊게 해준 KBS한국어능력시험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