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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21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최용우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1-03-14 조회수 2,394
수험생
최용우
후기 내용
처음부터 1급을 원하긴 했지만 자신하지도 못하였는데, 오히려 운이 따라 최고득점자의 명예까지 돌아오니 기쁨보다 놀람이 앞섰습니다. 이제 이름을 걸고 후기가 쓰자니 부끄러움이 올라옵니다만, 고마운 마음에 힘입어 제 생각을 짧게 적어 보고자 합니다. 국어교육을 전공했던 터라 출발선이 다르긴 하지만, 출신성분(?)만 갖고 선을 그을 일은 아닙니다. 더구나 국어 공부를 계속해 온 것도 아니니까요. 거의 모두 한국어 사용자이시기도 하다, 충실히 노력하시면 누군가 성과가 있다는 말이 이론만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어라고 해도 시험은 시험이니, 예컨대 영어와 비교하면 문턱의 높이 차이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문턱의 모양 차이도 있습니다. 영어의 문턱 선이 직선이라면, 한국어의 문턱 선은 곡선입니다. 한국어의 문턱으로 공을 넘기려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힘을 쓰기보다는 처음부터 잘 굴리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즉 일상에서부터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면 좋을 일입니다. 어떤 공부든 들어맞을 말이지만, 한국에서 산다면 누구나 두루 쓰는 한국어에 대한 공부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오히려 두루 쓰는 나머지 평소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다가 시험을 본다고 해야 다시 보게 되는데, 이따금이라도 나와 남이 말과 글을 어찌 쓰는지 주목해 본다면 짙은 연어 감각을 깨울 수 있을 것입니다. 제 비결을 들여야 한다면, 바로 이런 습성을 들겠습니다. 물론 시험 공부는 하긴 해야겠지요. 그런데 결심을 하고 보면, 막상 시험의 중심이 되는 ‘읽기’는 단기 학습이 효험이 없어 보입니다. 원래부터 뉴스의 도표 등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글을 많이 읽어야 할 일이나, 아마 누구나 그렇게 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도 확실치 않으시다면, 한 번쯤 초심으로 돌아가 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딱딱해서 잘 알 수 없는 글이라면, 시험의 환경은 잠시 접어두고라도, 천천히 또박또박 낭독이라도 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글을 완전히 이해하는 경험을 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이나 창안은, 꼭 언어적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읽기의 숙련과 병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차피 객관식이라는 한계도 있으니까요. 문법이나 어휘, 국어문화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정도를 넘으려면, 잘 쓰지 않는 단어나 관용구들을 마치 외국어로 공부하듯 외우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 자신은 문학에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이런 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제 전공의 영향은 시험 점수보다는 오히려 이 후기를 통해 더 정직하게 드러났을 것입니다. 뭐 하나 틀릴 말이 없을까 하여 두렵습니다만, 한국어능력시험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