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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64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정현모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21-10-28 조회수 30,305
수험생
정현모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
후기 내용
안녕하십니까. 64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정현모입니다. 기대치도 않던 최고득점자가 되어 후기를 쓰고 있는 이 상황에 매우 어리둥절함을 느낍니다.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이라 공부 방법을 공유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운이 좋을 수 있었던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은 생소하고 일상과 괴리된 한국어를 누가 더 잘 아나를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한국어 사용자와 한국어 학습자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도 다양한 난도로 구성되어 있고, 많은 문제들이 일상 친화적이고 현실과 가깝게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에 한국어 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다소 유리한 시험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스스로가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운이 유난히도 좋았던 저번 일요일에 최고득점자까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어에 관심이 많다는 게 한국어 공부를 평소부터 꾸준히 했다거나 한국어능력시험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일상생활을 하던 중에도 모르는 단어를 듣거나 보게 되면 그저 맥락으로 넘겨짚거나 무시해버리는 게 아니라 무슨 의미인지 찾아보았고, 글을 쓰거나 대화를 할 때 어렴풋이 비슷한 말이나 금방 떠오르는 외래어가 아닌 보다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길 시도해 보았습니다. 또 잘못 사용된 한국어에 민감해지도록 노력해서 맞는 표현과 맞춤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거나 찾아보았 습니다. 이런 것들 역시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모습일 것입니다. 원래부터 한국어에 그렇지 않은 관심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모국어였기 때문에 읽고 쓰는 데 문제가 없으면 그만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필요에 의해서 영어 공부를 오랜 기간 하면서 느낀 것은, '과연 내 모국어인 한국어는 영어만큼 잘 하는가?' 였습니다(물론 당연히 한국어를 영어보다 잘 합니다). 모르는 영단어를 만나면 바로 찾아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한국어에는 그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다소 불합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 때부터 일부러라도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영어나 외국어가 사용된 말보다 적절한 한국어로 표현된 말이 훨씬 고급스럽고 세련되다고 느끼는 정도에까지 와 있습니다.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시는 모든 분들께 단순히 흥미에 의해서였건 필요에 의해서였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