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KBS한국어능력시험
제41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득점자 후기 - 민철홍
작성자 KBS한국어진흥원 작성일 2016-03-03 조회수 3,098 - 수험생
- 민철홍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박사 수료)
- 후기 내용
- "어떻게 하면 KBS한국어능력시험 1급을 받을 수 있어요?"
취업을 위한 스터디에서 자주 들었던 질문입니다. 저는 KBS한국어능력시험을 세 차례 응시했는데 모두 1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국립국어원 트위터를 팔로해서 열심히 보세요." 이런 식으로 얼버무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KBS한국어능력시험에 초점을 맞춘 공부는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특별한 공부 비법이라는 게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볼 수도 있는 후기에 저 한 줄만 쓰고 끝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특별한 비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 나름대로 분석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전공 분야 때문에 남들보다 KBS한국어능력시험에 유리한 조건이었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 다. 저는 대학원에서 언어학과 심리학이 만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언어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들어 본 적도 없을 '파찰음' 같은 말이 저에게는 일상 용어였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할 언어학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제게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꼭 언어학적 지식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언어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있다 보니 언어 능력 평가인 KBS한국어능력시험에는 유리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KBS한국어능력시험을 잘 보려면 언어학을 공부하라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대부분의 분들과는 조금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제 후기를 읽으실 때에는 그 점을 고려하면서 읽으셔야 한다는 의미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표준어와 맞춤법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우선 위의 성의 없는 대답 '국립국어원 트위터 팔로' 도 분명 히 도움이 됩니다. 퍼거슨 감독님은 SNS는 인생의 낭비" 라고 했다지만 SNS를 잘 이용하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평소에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표준어, 맞춤법 등에 대한 정보를 트위터에 올리는데 팔로해 놓고 눈에 띌 때마다 슬쩍슬쩍 보면 알게 모르게 표준어, 맞춤법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입니다. 또 한 가지 비법(?)은 평소에 글을 쓸 때 사전을 통해 맞춤법을 확인하며 쓰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맞춤법에 좀 집착을 하는 편입니다. 인터넷에 글을 쓸 때에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헷갈리면 꼭 사전을 찾아서 확인하고 씁니다. 요즘은 사전도 인터넷으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을 들이면 글도 어법에 맞게 쓰고 맞춤법 공부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독해는 역시 책을 많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언어적인 능력도 좋아지겠지만 배경지식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언어심리학에서는 언어 이해에는 언어적 지식뿐만 아니라 세상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확실히 배경지식이 많으면 독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지문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면 읽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문제를 풀 때에도 맞는 답을 고르기가 더 쉽겠죠. 사실 저는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다독을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KBS한국어능력시험에 지문으로 자주 등장하는 분야인 역사, 철학 등 인문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개념에 대한 지문이 나왔 는데 이 개념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지금까지 평소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물론 이런 습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고유어와 국어 문화 부분이 특히 그랬습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에 출제되는 고유어 중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말도 많습니다. 이런 것은 따로 공부하는 수밖에 없겠죠. '기본서' 나 '이론서' 라고 불리는 책들에 정리 가 되어 있습니다. 국어 문화에도 인물의 이름 등 암기가 필요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도 '기본서'를 보면서 공부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KBS한국어능력시험도 시험이므로 요령도 필요합니다. 우선 기출 문제집을 풀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전에 출제되었던 것과 유사한 지문과 문제가 다시 출제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번 시험만 해도 제가 기술 문제 3회분을 풀어 보고 갔는데 제가 기억하는 것만 3문제 정도가 제가 풀어 봤던 문제와 매우 유사하게 출제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알고 계시는 요령이겠지만 지문을 읽기 전에 문제를 먼저 읽는 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듣기 문제의 경우 문제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지문을 듣기 전에 선택지를 미리 파악해 놓고 지문을 들으면서 선택지들과 바로바로 비교해야 필요한 내용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제와 문제 사이에 시간 간격이 좀 있는데 그때 다음 문제와 선택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KBS한국어능력시험 고득점 비법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할 말이 없어 대충 얼버무렸었는데 이렇게 글로 써 보니 대답할 말이 어느 정도는 생긴 것 같습니다. 저에게 후기를 쓸 기회를 주신 KBS한국어진흥원에 감사드리며 이 글을 보실 분들에게 제 후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